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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의 공습…금융 대긴축 온다]금,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가격 약세…‘디지털 금’에 밀렸나

황태자의 사색 2022. 2. 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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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의 공습…금융 대긴축 온다]금,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가격 약세…‘디지털 금’에 밀렸나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19 00:20

업데이트 2022.02.19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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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보통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인플레이션 헤지(Hedge) 기능을 갖고 있는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그런데, 최근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金) 가격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연일 약세를 보이더니, 최근에는 다시 또 튀어 오르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4월물) 가격은 17일(현지시간) 전일보다 트로이온스당 30.50달러 오른 1902.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고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우려가 확산, 자산시장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금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매우 크며, 수일 내로 벌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사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크게 부각되기 전까지 금값은 1년 반 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2019년부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후 수개월까지는 급등했지만 2020년 8월 들어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고, 이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수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 수요가 급격하게 이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이 무색하리만치 지난달까지 지루한 횡보세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지위가 과거만 못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팽배했다. 금융 정보 분석 업체 데일리FX의 크리스 베키오 수석전략가는 지난해 말 외신 인터뷰에서 “이론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금값이 강세여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이 다시 올랐어도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 따른 것일 뿐, 금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디지털화한 세상에서 비트코인이라는 대안이 생긴 만큼, 금이 예전 같은 위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금’이란 별명이 붙은 비트코인의 글로벌 시가총액은 2018년 말 600억 달러(약 72조원)에서 지난해 말 9600억 달러(약 1152조원)로 3년 사이 16배가 됐다. 금 시가총액의 8%대 수준이지만 성장세가 워낙 매섭다. 이미 글로벌 ‘큰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비중 있게 편입된 비트코인이 앞으로도 금의 위상을 계속 넘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상황만 놓고 보면 금 투자의 매력도가 지난 1년 반가량보다 훨씬 높아진 게 사실이라는 분석 역시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안전자산 수요가 늘고 있어 금값이 크게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12개월 금값 전망치를 기존 2000달러에서 2150달러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