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티몬의 경쟁상대는 인스타"…블록체인 기반 '티몬마을·코인'
장윤석 티몬 대표. [사진 티몬]
국내에서 최초로 소셜커머스(SNS를 통한 전자상거래)를 시도한 업체는 티몬(옛 티켓몬스터)이다. 국내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이 등장한 2010년 탄생했다. 정상가격보다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판매했다. 이후 다양한 생산자의 제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오픈 마켓’으로 탈바꿈했다. 소셜커머스에서 e커머스(전자상거래)로 갈아탄 것이다.
티몬이 다시 변신을 앞두고 있다. 이번엔 콘텐트 커머스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티몬 사옥에서 만난 장윤석(44) 티몬 대표는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는 생산자와 구매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가치를 충족할 수 있는 일종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 e커머스 시장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이 선택한 주춧돌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마을인 ‘티몬 마을’,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인 ‘티몬 코인’을 내놓는다. 티몬 창업자이자 블록체인 업체인 테라를 운영하고 있는 신현성(37) 티몬 이사회 의장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오프라인’ 확장 꾀해
티몬 마을은 실제 지방의 한 동네를 지정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생활하는 공간으로 꾸민다.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으로 투표하고 가상화폐로 물건을 구매하고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식이다. 업무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원하는 직원들은 티몬 마을에서 생활하며 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실험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오프라인→온라인’으로 사업 구조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티몬은 되레 ‘온라인→오프라인’ 확장을 꿈꾼다. 인천시와 제휴를 맺고 티몬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월미상상’이라는 매장도 준비하고 있다. 장 대표는 “현재의 e커머스는 가격‧배송으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소비자를 위해서도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장윤석 티몬 대표. [사진 티몬]
가격 경쟁을 하다 보면 판매수수료를 낮추게 되고 결국 생산자가 좋은 제품을 생산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된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결국 소비자는 더 좋은 제품을 만날 기회를 잃게 된다”며 “티몬 경영 전략의 타깃을 구매자가 아닌 생산자에 맞춘 이유”라고 말했다.
“더 좋은 제품 생산에 집중하게 도울 것"
장 대표가 그리는 콘텐트 커머스는 생산자를 위한 브랜드 풀필먼트(물류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방식)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생산자가 온라인에 제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어주고 브랜드 홍보를 돕는다. 해당 브랜드를 찾는 구매자가 늘어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자와 직접 만날 기회도 제공한다. 장 대표는 “각 생산자가 혼자 브랜드를 알리고 구매자와 직접 접촉하기는 어렵다”며 “생산자에겐 그런 과정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매자에게는 본인의 취향이나 가치에 맞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티몬의 경쟁 상대로 e커머스인 쿠팡이나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아닌 인스타그램을 꼽는 이유다. 장 대표는 “콘텐트 e커머스를 지향하는 티몬 입장에선 쿠팡이나 이마트도 고객이 될 수 있다”며 “티몬의 기반이 커뮤니티였던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가격이나 배송 경쟁을 벗어나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e커머스 3.0’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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