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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에서 승리하라

황태자의 사색 2006. 11. 2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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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에서 승리하라②
입력 : 2006.10.27 15:27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사람을 사랑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바로 관심이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궁금하고, 알고 싶고, 그래서 질문하고 경청하게 된다. 알아가면서 그 사람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대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관심과 경청이다.

한국 중년 남성의 반 이상이 자폐 증세를 보인다는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공감하고 듣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청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은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다른 사람에게는 통 관심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경청은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공감하고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 안에 겸손이 들어 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상대에게 뭔가 배울 게 있다. 그러니 한 번 열심히 들어봐야지”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경청은 수동적 자세가 아니다. 능동적 자세다. 가만히 앉아 팔짱을 끼고 “내가 들어줄 테니 너 한번 이야기 해봐라”가 아니다.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질문을 하면서 공감하는 것이다.

가끔은 추임새도 넣으면서 상대방이 이야기를 잘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경청이다. “그랬었구나, 정말 힘들었겠네, 그래 더 이야기 해봐” 라고 부추기는 것이다. 사람들은 너무 말이 많다는 비난을 자주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이 들어준다는 비난은 들어본 적이 없다. 경청하는 사람은 모두가 좋아한다는 증거다.

경청은 최고의 아첨이다.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살 수 있다. 대인관계가 원활한 사람은 하나같이 경청능력이 뛰어나다. 경청은 당신의 두 귀로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방법이다.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은 혀를 내미는 것이 아니라 두 귀를 내미는 것이다. 경청은 최고의 사교 도구다. 경청은 근육과 같다. 근육은 사용할수록 강해지는데 경청능력도 비슷하다. 열심히 경청 근육을 키우는 것은 대인관계의 필수요건이다.

공룡이 멸망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가? 받기만 하고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어치웠지만 그에 상응하는 기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꽃과 곤충은 주고 받음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몇 백만년간을 공존하고 있다.

대인관계에서도 주고 받음은 중요하다. 주기만 하고 아무 것도 받지 못한다면, 혹은 받기만 하고 아무 것도 줄 수 없다면 그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한다. 준다는 것이 반드시 금전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감사함을 표시하는 것, 재미있는 이야기로 웃음을 선사하는 것, 열심히 듣고 공감하는 것, 반갑게 인사하고 전화받는 것, 이 모든 것이 주는 행위다.

동창회에 가보면 이런 성향을 쉽게 알 수 있다. 동창들에게 자그만 것이라도 늘 주려고 노력하는 친구가 있는 반면, 동창을 활용해 사업의 이익을 보려는 친구가 있다. 대인관계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이같은 주고 받음이 필수적이다. 무엇을 주고 받을 것인지 늘 신경 써야 한다.

음식에 대한 까탈스러움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초대 받은 집에서조차 음식평론가처럼 짜니, 시니, 덜 익었느니 하면서 타박을 한다. 조금이라도 비위에 거슬리면 꼭 짚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린다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불필요한 비판과 불평은 대인관계에 치명적이다. 이런 사람은 드러내고 말은 안 하지만 슬슬 피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괜히 근처에서 서성이다 꼬투리를 잡히면 한 소리 듣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쉽지만 영양가 없는 일은 쓸데없이 따지고 논쟁하는 일이다. 서로 옳다며 티격태격 하면서 설득하거나 설득당한 적이 있는가? 거의 없을 것이다. 겉으로는 설득당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마음 속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꺾지 않는다. 쓸데없이 따지고 논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대세에 지장이 없으면 동의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좋다.

사사건건 딴죽을 걸고 태클을 거는 사람을 좋아할 리 없다. 공감하고 동의해 주는 것이 좋다. 늘 따지고 반대하는 사람은 상대의 자부심을 없앤다. 반대로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짓고, 동의해주면 상대방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동의는 상대방의 자부심을 높여준다. 상대의 의견에 도전하고 논쟁하는 것은 상대의 지식과 능력에 도전하는 것이다. 논쟁을 잘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일시적으로 자신이 우월하다는 느낌 정도일 것이다. 사람들과 사이가 좋으면 그 자체가 천당이다. 좋은 대인관계는 직장을 천국으로 만든다.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kthan@ass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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